[정민의 세설신어] [188] 모릉구용(摸稜苟容)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2.11. 23:30 "사람을 살피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형상을 살피지 않고, 그림자만 살피면 된다. 겉모습에 힘을 쏟는 것이 형상이고, 참된 정에서 드러난 것이 그림자다. 능히 만종(萬鍾)의 녹을 사양하다가도 콩국 앞에 낯빛을 잃는다. 입으로는 백이(伯夷)를 말하지만 마음속에는 도척(盜跖)이 들어앉았다. 공손히 꿇어 충성을 바치면서도 속으로는 속임수를 쓴다. 겉보기엔 어진 이를 좋아하는 듯하나 속에는 독사를 품었다. 이 밖에 모서리를 어루만지며 구차하게 넘어가려는 술책, 뜻에 영합해서 총애를 취하려는 자취, 겉으로 칭찬하고 속으로는 배척하는 형상, 간악하고 교묘하게 은혜와 원한을 되갚는 것 등등, 일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