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슈퍼맨 홀로 둥지를 지키고 있는 숫 놈 금화조에게 물 주고 모이 주고 사람 나이 칠 십 넘은 그러나 나에게는 영원히 강아지인 번개 밥 주고 물 주고 몇 년 째 꽃 피우지 않는 난 몇 촉 눈길 한 번 주고 8시 반 가까운 듯 먼 노모에게 일어나시라 전화 드리고 아침 공양이 끝나야 나는 그를 만나러 간다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6.14
지도책 지도책 땅거미 지는데 어머니, 지도책 달라신다 길 눈이 어두워져 집으로 오는 길 죄다 잊어버리는데 개미꼬리만한 지명들을 밝게도 짚으신다 어디 가시게요 묻는 내가 어리석어 멋쩍게 고개 돌리면 어머니는 저만큼 세월 속에 묻혀버린 마을을 향해 등 굽은 뒷모습을 팽팽해진 활시위에 얹고 있다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6.12
우중愚衆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들소 우중愚衆의 시대를 가로지르는 들소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렀다. 금세기초 스페인의 산탄데르 州에 사는 한 젊은 기사 技師는 사냥꾼이 발견한 부근의 한 동굴에 깊은 흥미와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첫 번째 답사에서 그는 별다른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소학생들의 서투른 솜씨 같은 그림 몇 개를 동굴.. 세상으로 내려가는시냇물(산문) 2008.06.11
선운사 기행 선운사 기행 - 시인의 마을을 찾아서 1.변산반도 언젠가 우리가 지나왔던 길을 다시 되짚는다. 세월은 우리의 한걸음 한걸음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임에도 뒤돌아보면 바람처럼 흔적 없이 그러나 너무 멀리 저만치 서 있는 것 이다. 나는 그런 그대ㅡㄹ 본다 그리웁다는 것은 그대가 멀리 있다는 것이..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08.06.08
7번 국도 7번 국도 길은 사람을 떠나게도 하고 돌아오게도 한다. 기약 없는 이별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재회의 기쁨을 나누게도 한다. 길은 흘러가는 강이고 흔적 없는 바람이다. 사람은 길에 몸과 마음을 적시고 이윽고 길이 되어 사라진다. 7번 국도는 부산에서 시작하여 함경북도 온성군 유덕에 이르는 길.. 길 따라바람따라(여행기) 2008.06.08
梅花를 생각함 梅花를 생각함 또 한 발 늦었다/ 일찍이 남들이 쓰다버린/ 쪽박 같은 세상에/ 나는 이제야 도착했다/북서풍이 멀리서 다가오자/ 사람들이 낮게 낮게 /자세를 바꾸는 것을 바라보면서 / 왠지 부끄러웠다 / 매를 맞은 자리가 자꾸 부풀어올랐다 / 벌을 준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玄齋 沈師正의 파교심매.. 세상으로 내려가는시냇물(산문) 2008.06.06
생각하는 법 생각하는 법 테드휴즈 시작법 한기찬 역 이제 나는 무엇보다 먼저, 어떤 類의 사고작용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는 것을 밝혀두는 것이 낫겠다. 우리가 사유라고 부르는 이 활동에서 이상하고도 놀라운 점 가운데 한 가지는 사람들 모두가 어느 만큼은 자신의 상표를 창안하여 자기 자신의 사상 뿐만 .. 시창작 도움자료 2008.06.06
내세에 다녀오다 내세에 다녀오다 그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종점에서 내려 걷다 어디에선가 문득 길이 끊기면 아득하여라 절벽인듯 거대한 장벽인듯 올려 보고 내려 보아도 대책이 서지 않을 때 서둘러 애써 잊을까 발걸음 되돌리면 낭패를 맛보며 마주했던 막다른 골목 푸대자루 만한 마음 속으로 고개만 겨우 넣은 형..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8.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