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배우의 죽음
그녀는 이혼녀였다.
그녀는 파출부였다
그녀는 바람난 여자였다.
그녀는 우아하게 와인을 마시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하우스에서 잠을 잤다
그녀는 버림받았고
그녀는 배반했다.
그녀는 재즈를 불렀다
그녀 안에 있는 모든 그녀들이
그녀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이혼녀가
우울증에 걸린 파출부를 죽이려고 하고
우울증에 걸린 바람난 여자가
우아하게 와인을 마시는 그녀를 죽이려고 덤벼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배반이
우울증에 걸린 복수를 죽이려 하고
우울증에 걸린 재즈가
우울증에 걸린 그녀의 잠을
그녀의 집을 죽이려고 찾아들었다
그녀는 죽지 않기 위해
모든 그녀들을
우울증을 죽여 버렸다
스물 다섯의 젊은 여배우는
우울증에 걸린 이 세상을
목에 매달았다
우울증이 소문처럼 이 세상을 맴돌았다
고 이은주를 추모하며.. <<오 수정>>에서 <<주홍글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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