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당신의 뜨락에 이름 모를 풀꽃 찾아 왔는지요
눈길 이슥한 먼 발치에서
촛불 멀어지듯 그렇게 당신을 바라보는 꽃
어느 날 당신이 뜨락에 내려오시면
이미 가을은 깊어
당신은 편지를 읽으시겠지요
머무를 수 없는 바람이 보낸
당신을 맴도는 소리 죽인 발자국과
까맣게 타버린 씨앗들이
눈물로 가만가만 환해지겠는지요
뭐라고 하던가요
작은 씨앗들은
당신의 가슴에 묻어 두세요
그냥 상처는 웃는다라고
기억해 주세요
당신의 뜨락에 또 얼마만한 적막이 가득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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