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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호박꽃이 꽃인 이유 / 최인숙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3. 6. 2. 15:45

호박꽃이 꽃인 이유

 

최인숙

 

 

"내가 언제부터 예뻐진 줄 아니?"

 

"몰라"

 

"이름이 뭐야?" 하고

 

네가 물었을 때부터

 

 

 

침묵은 경멸의 가장 완전한 표현이다

 

사람들은 대게 오해나 불신을 받을 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하여 많은 말은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말이 변명처럼 들리게 되면 오해나 불신은 확정 되고 증폭 되지요. 때로 오해나 불신은 침묵으로 견뎌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허나 그렇게 이겨낸다는 것은 보통 내공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침묵은 경멸의 가장 완전한 표현이다”라고 자주 얘기하기도 하지만 상대를 두고 침묵으로 일관 한다면 그것은 필경 경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관심은 소통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하고 상대의 자존감을 일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내가 언제부터 예뻐진 줄 아니?" / "몰라" / "이름이 뭐야?" 하고 / 네가 물었을 때부터” 단 12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이 짧은 시가 던져주는 단 하나의 메시지는 ‘관심’입니다. 세상살이에서 가치 있는 모든 것은 다 누군가의 관심의 크기에 따라 결정 되었습니다. 관심을 표출한 순간 자존감은 충만해집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눈길을 받지 못한다면 그 아름다움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존재감이란 누군가의 지극한 관심이 내게 전달될 때 피어나는 향기 나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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