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구순 어머니, 그림 그리기 시간에 자화상을 그렸나 보다.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어 지난 세월은 다 잊었어도 옛 얼굴은 잊지 않았는지 주름살 없는 봄날
왜 나는 내 얼굴을 그릴 수가 없나
시간에 쫓기는 얼굴, 낭패감에 일그러진 얼굴을 마주할 수 없나
붓을 드니 늪이 그려지고 늪을 지우면 사막이 나온다. 사막을 걷어내니 낙타 한 마리, 마두금이 시린 바람을 끊어내고 있다.
검게 변한 백지에
별 하나 그려 넣어라
하늘에 계신 어머니 말씀이다
계간 시선 202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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