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꽃
이 세상에 살면서
늘 저쪽 세상으로 걸어가는
기러기들이 기럭기럭
발자국들을 강물에 던져놓고 간다
강물은 몸으로 발자국을 받아 숨기며
얼어가는 울음을 파문으로 남긴다
가끔 갈 길을 잃어
망망해진 마음일 때
남쪽 바다에서 피어난 구름이
기여코 내게로 올 때
머물듯 흘러가면서
기럭기럭 무봉의 날개를
내게 입혀주려는듯 하다
여전히 이 세상이 낯설어
저곳을 걸어가는 나를 위하여
길은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건너가는 것이라고
또 뉘엿뉘엿하다
문학의식 202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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