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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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한 발짝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11. 29. 15:26

한 발짝
       


쓸쓸을 숫돌 삼아 붓을 간다
스윽슥 헛된 그림자가 날이 서고
한 발짝 건너면 다른 세상
너에게로 간다
여립이 가고
봉준이가  걸어갔던 길은 보이지 않고
신기루 같은 중얼거림이
깃발로 나부끼는 저 먼 곳
먹물로 살았는데  벼루는 말라
단지를 하려니 목숨이 위태롭다
벼 옆에 들러붙은 피를 누가 나무랄 수 있나
한 발짝  딛기도 전에  기우뚱거리는 
대동의 깃발
영영 붓은 무딘  칼도 되지 못하려는지
혀를 동여맨 말들이 봉두난발  엉켜 춤춘다
글쎄, 한발짝 내딛기 평생이 모자란다


2022년 12월 공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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