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희망정희성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10. 24. 16:20

희망

 

정희성

 

 

그 별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 별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의 눈에나 모습을 드러낸다.

 

 

 

절망 속에서 자기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

 

보통의 희망은 절망을 배경으로 자라나는 음지식물과 같은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부도나고 아프고 실패하면 위로 또는 격려라는 명분으로 필수 옵션처럼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송정란 시인의 시 ‘희망’에서는 “저 어두운 바닥 깊이 / 가라앉을 때마다 // 끊임없이 나를 / 밀어 올리는 / 내 영혼의 / 부력”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희망은 언제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불 같은 단어로만 사용되어 왔고 그렇게 희망을 공급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희성 시인의 ‘희망’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우리가 그동안 “희망‘을 잘못 사용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 희망이라는 ”별은 아무에게나 보이는 것은 아니다 / 그 별은 어둠속에서 조용히 / 자기를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것입니다. 절망의 반대쪽이 아닌 절망 속에서 자기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것이 희망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리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말도 있지만 절망과 실패의 굴레를 벗어나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희망입니다. 내가 희망을 보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야 하고, 우리가 희망이라는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국가나 민족의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 위치를 제대로 파악해야 하는 것입니다.

 

 

 

'문철수의 시로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씨를 심으며 / 홍수희  (0) 2022.11.01
씻어준다는 것 / 하청호  (0) 2022.10.28
씨 房 / 장이엽  (0) 2022.10.21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0) 2022.10.14
거짓말 / 송찬호  (0) 2022.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