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공고
묘지에 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신분증명서나 자기앞수표
사인이 된 사랑이나
더 큰 슬픔도 타버리고
썩어가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버릴 수 있는
물건들이 일간지 검은 테에 둘려
날마다 날마다 소리칩니다
묘지에 가면
분실되지 않은 죽음만이 제각기
견고한 푸른 싹을
띠우고 있습니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와 인식의 먼 길 (0) | 2021.12.30 |
---|---|
조명기구 가게에서 1 (0) | 2021.12.22 |
어떤 하루 20 (0) | 2021.11.29 |
어떤 하루 14 (0) | 2021.11.23 |
어떤 하루 3 (0) | 2021.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