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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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하얗다 1991

사람의 용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6. 11. 00:56

사람의 용도

 

독안에 든 물입니다

쓰이는 용도는 온전히

저희 뜻이 아닙니다

하나의 피와

언어로도 합쳐지지 않은 채

뿔뿔이 흩어지려 합니다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이

광고판처럼 지나갑니다

사람을 찾는다는 흐린 글씨가

물통으로 쏟아져 들어와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저희들은

아무도 대답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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