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멘티에게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없다만
이제 신 대신 CCTV를 믿는 것처럼
나도 추문을 믿는다고 말해 줄 수는 있다
어느 날 밤의 은밀한 바람이
결국 욕정의 결말을 삐라처럼 뿌려놓은 뒤
별 볼일 없는 늙은이로 전락해 가는 걸 똑똑히 보아두어라
겉과 속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느냐만
가시밭길로 숨어들어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동백꽃 두욱둑 모가지 떨어지듯 서늘해지는 뒷목을 치며
뭔가를 배웠다면 나는 고마워하리라
이래서는 안되는데
저래서는 안되는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교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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