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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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강가에서의 하룻 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10. 24. 11:13

강가에서의 하룻 밤

 

간 밤에 대못질 해두었던

그 마음이 사라졌다

차가운 벽

그 속으로 걸어들어가

스며들었던 것

그러나 떠난 이의 뒷모습처럼

바래어가는 벽지 꽃은

아직 꽃대에 웃음을 달고 있었는 지

부화하듯

물안개로 피어, 피어나

하늘로 올려보내는

한 사람의 뒷모습을 기억하게 한다

 

너무 빨리 가면 스치며 뒤에 남고

너무 느리게 가면 기다림의 빈 자리 서늘한 것

 

살아지는,

사라지는,

아, 그리하여 스며드는 마음을

강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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