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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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도 2015

나의 멘티에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11. 16. 23:12

나의 멘티에게

 

너에게 가르쳐 줄 것은 없다만

이제 신 대신 CCTV를 믿는 것처럼

나도 추문을 믿는다고 말해 줄 수는 있다

어느 날 밤의 은밀한 바람이

결국 욕정의 결말을 삐라처럼 뿌려놓은 뒤

별 볼일 없는 늙은이로 전락해 가는 걸 똑똑히 보아두어라

겉과 속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느냐만

가시밭길로 숨어들어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동백꽃 두욱둑 모가지 떨어지듯 서늘해지는 뒷목을 치며

뭔가를 배웠다면 나는 고마워하리라

이래서는 안되는데

저래서는 안되는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교훈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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