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혼자 중얼거리다

여의도로 가자 !필리버스터 filibuster 보러!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2. 28. 22:29

여의도로 가자 !필리버스터 filibuster 보러!

 

 

지난 23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야당의 국회 내 필리버스터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법 제 106조 2항의 근거에 의한 ' 무제한토론'이 필리버스터이다.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최장 100일까지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으며 발언은 의원 한 명당 1회씩 주어진다.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의제와 관련이 없는 발언은 할 수 없으며,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중단의 결의가 있으면 끝난다는 것. 더불어 민주당이 주도하는 이와 같은 의사진행발언은 국민들에게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정치행위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누가 더 오랜 시간을 연단에 머무를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선거구 획정을 놓고 지루한 줄다리기를 하는 여야의 정치인들에게 이미 기대를 버린 지 오래이고, 극좌와 극우가 선 善인양 호도하는 작태에도 진저리를 치고 있음에도 근래 보기 드문 필리버스터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 일정대로 한다면 돌아오는 3월 10일에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테러방지법이 상정되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가결될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호재 好材를 쥔 야당은 이번 기회에 국가권력 남용이 우리 모두에게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려고 한다. 반면에 여당은 IS와 같은 테러집단이 우리나라에 잠입, 준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국가 간 정보기관의 교류와 정보 교환이 필요하므로 야당이 주장하는 국가인권위워회에 권한을 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선다. 인권침탈에 관한 트라우마에 가까운 반감을 갖고 있는 야당이나 필요 이상의 권력으로 인권을 침해한 전력이 있는 여당이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한들, 두꺼운 불신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필리버스터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진지하게 진행되어야 하고, 필리버스터를 할 수 밖에 없는 논리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기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정치는 부분으로 전체를 합리화하는 오류를 아무렇지 않게 해 왔다. 북한이라는, 동족이면서 호전적이고 난폭한 너무 먼 다른 나라와 휴전선을 맞댄 현실에서 과거의 행적을 아프게 반성하고 다시는 난정 亂政을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혜안을 이번 필리버스터에서 찾아내기를 바라는 것이 정말 말도 안 되는 희망일까? 선거 때만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다가 국회에 들어가서는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몰두하는 국회의원들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방청객이 있던 없던, 신문과 방송에 언급이 되던 안되던, 연단에 선 그들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우리들의 삶을 보살펴주고 나라의 번창을 위한 외침인가에 촉각을 세우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 신기록 24시간 8분을 누가 깰까? 하는 아둔한 호기심을 버리고 시간을 내어 여의도로 가자! 필리버스터의 현장에서 우리도 국회의원이 되어보자.

'혼자 중얼거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비극이다.   (0) 2017.07.09
어디로 가시는가?  (0) 2017.03.12
고요히!  (0) 2016.01.31
정말 그러한가!  (0) 2016.01.03
"일흔이 넘으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0) 201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