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망각은 하얗다 1991

비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1. 7. 21. 09:52

비누 / 나호열

 

 

 

거품이 인다
적당한 향기와
백색의 거품 속에서
천천히 나는 마모되어 간다
사랑하겠노라고
온 몸으로 천 만번 약속해도
지켜지지 않는
사는 일
망각은 거품처럼
거품은 망각처럼
때를 지운다
늘 물의 이치를 생각하면서도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시간 앞에서
나는 무엇을 위한
속죄양인가
날마다 나는
천천히 마모되어 가면서
나는

'망각은 하얗다 199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픔, 그 머나먼 이름   (0) 2011.07.28
사람을 찾아서   (0) 2011.07.25
장미꽃의 배경   (0) 2011.07.24
살아있음   (0) 2011.07.18
마지막 잎새   (0) 2011.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