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모기향을 피우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0. 8. 30. 21:55

모기향을 피우며 / 나호열

 

 

음험한 공기가 방 안에 퍼진다
낮은 목소리의 모의가 무차별하게
짜증나는 여름밤의 배후를 친다
피리소리처럼 가늘게
마약처럼 습관적으로
발견되는 인간성
향기로운 모기향은
파리, 모기, 나방들을 한꺼번에
죽이고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처럼 방 안에는
편안한 잠이 보장된다
유유히 쓰레기를 치우는 손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모기향을 피우는
이 손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살의를 실행하는
이 손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명기구 가게에서 ·Ⅰ  (0) 2010.09.01
등용문   (0) 2010.08.31
젖소   (0) 2010.08.29
가을을 향해 · 3   (0) 2010.08.29
가을을 향해 · 2   (0) 201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