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토막
걸어서 하늘까지 간 사람들이 있다.
시간의 火口를 지나기 위해서
신발을 벗고 더 이상 험로는 없다고
안경을 집어 던졌다.
생명을 축약한 푸른 연기 때문에
하늘이 더욱 깊어진다는 것이
그들의 거두절미 때문은 아니리라
오늘도 아우슈비츠를 지난다
머리를 잘리고 지팡이를 빼앗겼다
절뚝거리며 몸통만 남아 구르고 또 구른다
한 겨울 구들장을 뎁히기 위해
죽은 참나무가 도끼질에 토막 나듯이
누구를 위한 가운데 토막으로 남아 있는가
나는 묻는다
걸어서 하늘까지 너는 갈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