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 걸기 당신에게 말 걸기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글쓰기는 말걸기이다(듣기가 읽기인 것처럼) 글쓰기는 말걸기이다(듣기가 읽기인 것처럼) 이문재 누구에겐가 말을 건다는 것은 첫 마디를 던진다는 것이다. 처음 몇 마디가 뒤엉켜 버리면 끝장이다. 내 후배 가운데 하나는 다음과 같이 말을 꺼내는 친구가 있다. “저어, 있잖아요, 제가, 며칠 전부터 생각한 것인데요, 선배에게도 전에 한 번 말씀.. 시창작 도움자료 2006.02.28
창 창 창을 갖고 싶었다.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고 그 틈으로 하늘을 보았다. 아니 처음에는 길고 높은 벽이 보였다. 그 벽에 다시 구멍을 내자 하늘은 실핏줄같은 강 내음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마음의 창에 가득 번져오르던 울음 빛은 흘러가야만 보인다 창과 구멍을 구별하지 못한 것이 죄가 될..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시는 힘이 세다 시는 힘이 세다 김정열 1980년 5월 나는 군 영창에 있었다. 수감자의 신분이 아니라 '근무자' 라 불리는 영창보초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당시 나는 남쪽 지방에 있는 예비사단의 헌병대에서 행정병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일반 행정병이 아니라 헌병대 안에서 사단 부대 및 예하 부대 내에서 사고..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06.02.28
어느 여배우의 죽음 어느 여배우의 죽음 그녀는 이혼녀였다. 그녀는 파출부였다 그녀는 바람난 여자였다. 그녀는 우아하게 와인을 마시고 강이 내려다보이는 하우스에서 잠을 잤다 그녀는 버림받았고 그녀는 배반했다. 그녀는 재즈를 불렀다 그녀 안에 있는 모든 그녀들이 그녀를 죽이려고 달려들었다 우울증에 걸린 이..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거룩한 손 거룩한 손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투박하고 거친 손 나 이제 가네 지문이 지워진 은행잎이 하늘의 뜻이라며 전해준 바람 한 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인디고Indigo 책방 인디고Indigo 책방 나호열 요크데일, 인디고 책방 2층 창가에 앉아 있다 저 멀리 윌슨 역에 서성거리는 그림자들 조합되지 않은 기호들 같다 401 익스프레스웨이와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는 길 나는 고개를 돌려 길을 되짚어야 한다 길을 되짚으려면 시선은 가지런한 서가에 아프게 가 닿는다 저 미지의, 뚜..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봄, 마곡 봄, 마곡 나호열 이른 봄 마곡에 가서 마곡의 저녁을 만났다 아직 몽우리조차 움트지 못한 나무들과 칼을 입에 물고 있는 개울물 아직 몸을 곧게 펴지 못한 길을 보아서는 안되는 것인데 아, 만나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목을 매달아야 영혼을 던져야 맑은 솔바람을 내는 종이여 한 번 구비치고 두 번 ..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2006.02.28
예술계에 드리운 ‘빈익빈의 그늘 예술계에 드리운 ‘빈익빈의 그늘 이종호(무용평론가, 연합뉴스 편집국장) ’ 국민일보 10/19 남의 일이라고 쉽사리 '빈익빈 부익부'지, '빈'의 처지에서 보면 이처럼 무한대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말도 없다. '부'에서 보자면야 갈수록 상대적으로 즐겁겠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격차가 벌어지기만 하는..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2006.02.28
꿈과 죽음 사이에 걸린 무지개를 찾아서 꿈과 죽음 사이에 걸린 무지개를 찾아서 - 이영유의 다섯 편의 시 나 호 열 ‘시는 아름답다’는 입에 발린 말이 무색하다. 처음에도 그랬고 끝도 그랬다. 그가 저 세상에 있으니 아무 말이라도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말문이 닫힌다. 어찌 보면 오래 살았고, 또 어찌 보니 너.. 내가 쓴 시인론·시평 200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