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190] 추연가슬 (墜淵加膝)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입력 2012.12.25. 23:30 연암 박지원이 면천 군수 시절, 충청 감사가 연분(年分)의 등급을 낮게 해줄 것을 청하는 장계를 누차 올렸지만 번번이 가납되지 못했다.다급해진 감사가 면천 군수의 글솜씨를 빌려 다시 장계를 올렸다. 연암이 지은 글이 올라가자 그 즉시 윤허가 떨어졌다. 감사는 연암을 청해 각별히 대접하고 은근한 뜻을 펴보였다.하루는 감사가 연암에게 도내 수령의 고과 점수를 매기는 종이를 꺼내놓고 함께 논의할 것을 청했다. 채점을 받아야 할 당사자에게 채점을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니, 감사로서는 특별한 후의를 보이려 한 일이었다. 민망해진 연암은 갑자기 아프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해 면천으로 돌아와 버렸다.감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