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에 한 번 있는 강의에 실력 부족한 나는 윤후명 박완서 강은교를 대동했다.
광주에 오셨던 박완서 선생님께 누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씁니까.
선생은 웃었다.
끼가 있어야하지 않겠어요.
끼가 뭔가요.
늘 솟구치는 안쓰면 안 될 것 같은 간절한 마음.
내가 만난 윤후명선생은 술 좀 잡숫더라.
누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소설이 잘 써지느냐.
원고지 하루 한 장씩 꾸준히. 일년이면 365장 단편이 7.80매니 다섯편을 쓰는 것이오.
강은교는 말했다.
제자들이 시를 들고와 묻는다.
제가 시로 성공하겠습니까. 자질이 보입니까.
선생은 대답 대신 말했다.
시를 쓰고 잠이 들면서,
나는 나의 언어를 다 썼다. 내일 나는 쓸 말이 없다. 오늘 영혼을 끌어올려 쓰고픈 말을 다 써버렸다.
그러나 내일이면 내게 시어가 고여있었다. 퍼올려도 또 고인다면 나는 시인이다.
문학은 결과가 불투명해서 불안하다. 초조하지 말라는 말을 그 분들의 말을 빌어 내가 했다.
문학은 때때로 울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다.
* 페이스북 이혜숙 작가(광주)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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