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편지] 2025년 첫 인사 올립니다 … “새해 큰 복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 1,267번째 《나무편지》 ★
바꿔 단 달력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2025년입니다. 정신 없이 보낸 지난 해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새해가 시작됩니다. 엊그제 월요일 아침의 《나무편지》에서도 기원 올렸듯이 올에는 정말이지 가슴 쓸어내리는 놀랄 만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마음 속에 ‘차분한 절집’으로 기억되는 김천 황악산 직지사에 다녀왔습니다. 별다른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저 “바람 좀 쐬고 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지난 한햇동안 김천 지역에 다녀올 일은 참 많았습니다만, 부랴부랴 다녀오느라 직지사 코앞에서 돌아오곤 했기에 여유를 갖고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직지사에 다녀온 게 꽤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절집도 사람 사는 곳인 이상, 바뀌지 않았을 리가 없겠지요. 그래도 웬지 ‘차분한 절집’이라는 느낌만큼은 바뀌지 않기를 바라면서 찾았습니다. 직지사를 ‘차분한 절집’이라고 느낀 건 어쩌면 ‘직지’라는 이름에 담긴 깊이 때문이지 싶기도 합니다.
직지사의 전각들은 그리 바뀐 게 없지만 미리 생각했던 것처럼 직지사 주변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절집으로 들어서는 일주문 주변부터 이러저러한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무궁화 공원’이라는 현대식 공원도 조성됐고, 옛 전각들 곁으로 템플스테이 건물과 스님들 요사채도 새로 지은 게 눈에 띄었습니다.
주변은 적잖이 바뀌었지만, 그렇다고 ‘차분한 절집’의 옛 분위기를 잃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래서 잠깐의 산책이었지만, 좋았습니다. 그리고 절집 안팎의 나무들은 모두 그대로였습니다. 직지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무는 오늘 《나무편지》에 보여드리는 박물관 앞의 반송입니다. 나무는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절집 명부전에는 때맞춰 ‘항공기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은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그 앞에서 혹은 명부전 안으로 들어가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이 오갑니다. 아직 채 정리되지 않은 이번 참사에 대한 애도의 마음은 모두가 똑같을 겁니다. 이런 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되풀이하는 이야기이지만, 정말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 가지로 마음 편치 않게 했던 2024년의 여러 일들, 하루 빨리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또 다시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지난 일들을 잘 기억해야 할 것도 잊지 않아야 하겠지요.
이제 2025년, 새해입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평안하고 늘 즐거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나무편지》가 그 곁에서 우리의 ‘오래된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나무 이야기 더 넉넉히 전해드리기를 약속드립니다.
모두 새해 큰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5년 1월 1일, 1,267번째 《나무편지》 올립니다.
- 고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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