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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의 맛 (해장국편)

쌍문2동 골목에는 ‘골목순대국’이 있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4. 6. 11:29

쌍문2동 골목에는 골목순대국이 있다

 

 

도봉구의 옛 중심, 쌍문2

 

도봉구는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동네다. 북으로는 경기도 의정부와 양주에 접해있는 도봉구는 서울 최북단에 위치한 곳으로 옛날에는 경기에 속했던 지역이다. 역사 속에서 도봉구는 경기도 양주이기도 했고, 고양이기도 했다. 조선후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점차 주변으로 서울의 권역이 확대되면서 도봉구도 서울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서울특별시 도봉구는 행정권역으로는 서울이면서 역사적인 경험은 경기와 공유하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곳이다.

지금껏 도봉구의 맛집 이야기를 실컷 했으면서 갑자기 왜 다시 도봉구에 대한 딱딱하고 재미없는 설명을 하는지 의아할 테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맛집이 자리한 쌍문2동에 대해서는 이런 소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도봉구에서 가장 큰 도로인 도봉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오면 도봉보건소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의 서쪽, 도봉구보건소가 있는 곳이 바로 쌍문2동이다. 쌍문2동 주민센터가 함께 있는 이곳은 지금도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옛날에는 명실상부한 도봉구의 중심지였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근대적 행정단위를 표방하며 조선시대에 운영되던 군현郡縣단위의 행정권역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이때 새롭게 부각되기 시작한 행정권역이 바로 면이었다. 현재 도봉구의 권역은 조선시대 양주군 해등촌면에 해당하였으나, 1914년 인근 노원면과 함께 양주군 노해면으로 새롭게 개편되었다. 그리고 그 노해면을 관장하는 노해면사무소가 있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도봉구보건소 앞을 지나는 길은 조선시대 6대로 중 2대로인 경흥대로다(경흥대로에 대한 설명은 이 책 첫머리에 있는 영수네 감자국을 참조하자!). 쌍문2동은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교통이 편리한 곳이자 당시 행정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도봉구보건소 안에는 이전 양주목사를 기리기 위한 양주목사선정비楊州牧使善政碑가 세워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도봉구도 많이 변했다. 도봉구청은 방학동에 있고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 번화가는 창동역과 쌍문역 등 역 근처에 조성되었다. 예전만큼 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화려하고 소란스러운 곳은 아니지만 그 대신 한적한 동네의 정취가 남은 이곳은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왠지 모를 익숙한 풍경을 제공한다. 보통 공간은 주변과 함께 인식되긴 하지만 이곳의 풍경만 딱 분리해서 본다면 여기가 서울이 맞나하는 느낌이 든다. 줄지어 있는 낮은 건물과 1층에 자리한 가게. 정겨운 간판은 지방도시의 읍내분위기다.

보건소와 주민센터, 파출소와 은행 등이 모여 있는 이곳, 점심시간이면 한적했던 길이 식사를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동료와 함께 오늘 먹을 메뉴를 고민하고 식사 후에 즐기는 커피 한 잔은 직장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 중 하나다. 선택할 수 있는 식사 메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제 마신 술 한 잔에 속이 쓰린 사람들은 약속한 듯 쌍문2동 파출소 옆 골목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 이 동네가 자랑하는 골목순대국이 있다.

 

한국인과 순대국, 동네의 자부심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 지역의 특색이 느껴지는 다양한 음식을 만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동해바다의 곰치탕이나 남원의 추어탕도 그런 음식이다. 그 지역에서 나는 제철 재료는 지역 사람들의 조리법에 의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그렇게 지역의 정체성을 품고 있는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은 여행의 큰 재미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재밌는 건 전국 어느 지역을 가도 순대국이 있다는 거다.

순대국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음식이다. 맛은 둘째치더라도 어느 지역에 가도 순대국을 만날 수 있다. 식당이 자리한 위치도 다양하다. 앞서 소개한 전남집, 자매집처럼 전통시장 한편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도심 속 빌딩 숲 사이에 있기도 하다. 남녀노소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순대국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다. 그래서인지 뭘 먹을지 딱히 특정한 메뉴가 떠오르지 않을 때 습관처럼 순대국을 찾는 사람도 많다. 요새 젊은 세대는 선호하는 입맛이 달라 예전만큼의 명성은 아니지만 그래도 순대국은 항상 선호도가 높은 점심식사 부동의 강자다.

그러다보니 동네에 맛있는 순대국집이 있다는 것은 나름의 자부심이 된다. 고등학교까지야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었지만 처음 타향살이를 시작했던 대학 시절엔 가끔 순대국이 이야기 주제가 됐다. 술자리가 많은 학기 초에는 다음날 친구들과 순대국집에 가서 지친 속을 달랬다. 그렇게 먹다 보면 자연스레 동네에서 먹던 순대국밥 맛이 생각나곤 했다. 우리 동네 순대국은 이렇다 저렇다부터 서비스는 뭘 주는지, 특별한 재료가 무엇이 들어가는지 얘기하다보면 어느 순간 동네 자랑으로 번졌다.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순대국집은 뭔가 그 동네의 뼈대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자주 들락거리던 학교 앞 순대국집이 문을 닫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땐 마음이 허했다.

우연한 기회로 도봉에서의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낯선 사람들과 업무에 어색함을 느끼고 있을 무렵이었다. 아직 이곳을 잘 모를 때 보통 점심에는 뭐 드시러 가세요?’하고 직장 동료들에게 물어봤다. 회사 주변에 먹을 만한 식당이 여기저기 입에 올랐으나 그중에 인상적인 말은 저기 보건소 쪽으로 가면 골목순대국이라고 잘하는 집 있어요.’였다. 역시 맛 좋은 순대국은 동네의 자랑이다.

 

행복의 힘을 전하는 식당

 

쌍문2동 파출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골목순대국이 있다. 상호명이 적힌 큼지막한 간판 덕분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밝은 조명과 깨끗하게 관리된 실내 모습이 깔끔하다. 순대국하면 연상되는 다소 투박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가게 안에는 어르신부터 젊은 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뚝배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골목순대국의 인상 좋은 사장님은 항상 친절하게 손님을 맞는다. 식당이란게 물론 맛이 가장 중요하다지만 아무리 좋은 맛이라도 친절하지 않은 곳에선 먹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장님뿐 아니라 이곳의 직원들은 모두 친절하다. 그 때문일까. 바쁜 점심시간에 가든 퇴근 후 저녁에 가든 이곳에 가면 환영받는 느낌이다. 사람을 많이 대하는 일이라 지칠 법도 하건만 항상 반갑게 맞아주는 식당이 나도 반갑다.

작은 아이를 유학 보내고 와서 우울증을 겪은 사장님은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일을 알아보셨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구가 괜찮은 상가 매물이 하나 나왔다고 알려준 게 골목순대국의 시작이었다. 식당 경험이 없었던 사장님은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처음 시작하는 일에 무섭기도 당황스럽기도 한 게 당연한데, 아무 걱정 없이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장사를 시작한 곳은 이전에 학원을 하던 곳으로 원래 식당이 아니었던지라 손댈 곳이 많았다. 공간도 그렇게 넓지 않은 곳이었으나 장사 초보가 운영하기엔 이 정도 규모면 됐다 싶었다.

그렇게 2005, 골목순대국이 문을 열었다. 장사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썼다. 이런 사장님의 정성이 통해서였을까. 개업한 그 순간부터 식당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적당한 크기라고 생각했던 공간은 손님을 받기에 턱없이 모자랐고 가게 밖에도 대기 줄이 생기기 일쑤였다. 손님이 몰려드는 통에 모든 직원의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으나 그래도 맛있게 먹고 흡족하게 돌아가는 손님을 보면 장사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식당이 성업하게 된 건 아무래도 이 식당의 탁월한 맛 때문이었다. 먼저 맛보고 간 손님이 다른 지인을 데려오고 그렇게 조금씩 입소문이 나더니 결국 동네를 대표하는 순대국집이 됐다. 나중에는 준비한 고기가 다 떨어져 손님을 그냥 돌려보낼 정도였다. 어느 날은 준비한 재료를 모두 소진했는데 가족 단위의 손님이 찾아왔다. 사장님은 그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에게 용돈을 쥐어주며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다독여 보내기도 했다.

결국 더 넓은 곳으로 이사를 다짐하고 옮긴 곳이 지금의 식당이다. 원래 이 자리엔 한우를 취급하던 식당이 있었는데 권리금 한 푼도 깎지 않고 모두 지급했다. 이사한 뒤에는 3일 동안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 무조건 공짜로 음식을 드렸다. 동네에서 받은 사랑만큼 다시 동네에 베풀고 싶다는 사장님의 방식이었다. 맛도 좋은 순대국이 공짜라 하니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가게 밖에 스스로 테이블을 펴고 식사를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보며 사장님은 이 동네가 다 내 것 같은 행복을 경험했다.

사진1. 골목순대국 외관

우연히 시작한 골목순대국에서 사장님은 겪고 있던 우울증을 극복했다. 그리고 이 식당을 사랑하는 손님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식당을 하면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장님은 오늘도 웃으며 손님을 받는다. 피곤하고 손이 더 가더라도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이 동네 사람들이 식구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익숙하지만 좋은 맛

 

골목순대국의 순대국은 단 한가지다. 안에 들어가는 고기 양에 따라서만 보통과 특으로 구분될 뿐이다. 순대국을 시키면 한눈에 봐도 잘 고아진 뽀얀 국물에 머릿고기와 순대가 한가득 나온다. 기름진 순대국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는 입맛을 돋운다. 함께 나오는 새우젓이나 양념을 풀어도 맛있지만 처음은 그냥 국물 자체를 먹어보길 권한다. 뭔가 이 집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맛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대국이나 돼지국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맛,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그 맛이다. 근데 그 수준이 정말 높다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표현하니 뭔가 특출날 게 없는 동네 순대국집처럼 생각될까봐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실 설명하는 입장에선 이런 대상이 참 어렵다. 모두가 아는 익숙함인데 그게 또 뛰어나다고 설명을 해야 하니. 이럴 때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다. ‘드셔보세요.’

사진2. 골목순대국 메뉴

하지만 이집 순대국이 특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바로 콩나물이다. 다른 집과 달리 콩나물을 넣은 순대국은 그 특유의 시원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골목순대국의 국물은 묵직한 편이다. 돼지 사골과 머릿고기가 충분히 우러난 국물은 풍부하다 못해 넘치는 육향과 기름짐이 있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이 맛을 조화롭게 하는 것이 바로 콩나물의 역할이다. 국물의 느끼함과 무게감을 조금 덜어내는 것. 뭐든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적절한 선에서 멈추는 미학이 콩나물로 구현된 것이다.

국 안에 들어가는 머릿고기와 순대는 익히 먹어왔던 것들이라 맛있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다. 적절하게 잘 삶은 고기는 부드럽고 입안에 감기는 맛이 좋다. 뜨끈한 국물 속의 당면순대는 따로 쪄서 먹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부드러운 고기와 기름진 국물을 먹다 순대를 입에 넣으면 그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먹는 재미가 있다. 모든 재료가 푹 고아져 부드러웠다면 다소 심심했을 음식이 순대로 인해 다채로워졌다. 좋은 맛의 기본은 조화에 있다고 하던데 맛뿐 아니라 다양한 식감이 조화를 이루는 뚝배기는 하나의 세상이 담겨있는 것 같다.

모든 재료를 품고 있는 국물을 먹다보면 또 뭔가 익숙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순대국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자주 먹어 온 맛, 바로 마늘이다. 국물에 깊게 배어있는 마늘의 향은 푹 익혀서 맵거나 아리지 않다. 보통 다른 순대국에는 다진 마늘을 매운 맛을 살려 잡내를 가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집 마늘은 자기주장이 약한 편이다. 다른 재료들하고 함께 키 높이를 맞추고 있는 듯한 마늘 맛은 역시나 조화롭다. 그래서 처음 국물을 먹었을 때는 순대국이 아니라 마늘 가득한 백숙을 먹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늘 사랑이 유별난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사진3. 골목순대국의 순대국

 

가족 같은 손님, 한 그릇에도 감사를 담아

 

인상 좋은 사장님의 손은 많이 상해있었다. 20여 년의 시간동안 장사에 열성을 다하신 흔적이었다. 재료 하나하나를 직접 고르고 손질하고 하나의 순대국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고단한 일이다. 마장동에서 직접 공수해 온 최상의 재료는 사장님의 손을 통해 작품이 된다. 매일 60두의 돼지 머리를 직접 삶아 손질하고 사골을 끓여내 만드는 순대국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개업 직후부터 지금까지 동네 사람들이 주구장창 이집을 찾는 이유도 결국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렸던 사장님의 정성 때문이다.

사진4. 골목순대국 사장님

사진5. 골목순대국 사장님의 손

이렇게 고된 일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분은 정말 이 동네를 좋아하시는구나.’하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가족 같고 그러다보니 그들이 살고 있는 이 동네가 모두 우리 집처럼 느껴진다는 사장님은 도봉구에 대해서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하루 좋게 변해가는 지역, 그리고 주민들 간에 온정이 넘치는 도봉구에서 살아가는 게 참으로 행복하다 했다.

손님 한 분 한 분을 보는 시선도 남다르다. 순대국 단일 메뉴에 나가는 밑반찬이야 같은 것이지만 그래도 자주 오시는 손님은 그 특징을 기억해 둔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손님에게는 고추를 썰어 넣기도 하고 순대를 안드시는 손님은 머릿고기만 넣어 나간다. 이렇게 하나하나 사소한 배려가 손님 입장에선 남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환영받는 곳에 왔구나.’하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고 다시 또 식당을 찾게 한다.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별의별 일을 다 겪기 마련이야 큰 소리도 나고 손님들이 서로 싸우는 일도 있었지만 사장님 특유의 긍정 에너지로 잘 풀어냈던 경험도 있다.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가게의 반찬이 1인용으로 나오는 것도 특색이다. 간단한 것 같아도 이런 사소한 부분을 신경 쓰기가 쉽지 않다. 1인 접시에 깔끔하게 담긴 새우젓과 양파, 깍두기를 보며 사장님의 세심함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식당은 파는 메뉴나 분위기에 따라 특정 연령층의 손님이 집중되기 마련인데 골목순대국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10대 청소년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모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사장님의 진심이 이 동네에 잘 전달되고 있음을 느낀다.

지역의 맛집을 조사하다 보면 그곳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가 묻어나는 맛에 감탄한다. 하지만 그런 맛들은 사실 번거로움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 사장님이 하나하나 신경 쓰고 직접 손이 닿아야 그 맛이 나는 것이다. 근데 요새 누가 그 어려움을 무릅써가며 가업을 이어받으려 하겠는가. 결국 동네 맛집에서 맛의 유지는 사장님의 몸을 혹사하면서 유지되는거라 어느 날 사장님의 건강이 안좋아지거나 대를 이을 사람이 없으면 하루 아침에 문을 닫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아쉬워지는 건 손님들이다. 정 들었던 공간과 맛이 사라지면 다시 그 맛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가운 소식은 현재 사장님이 아드님에게 가업을 물려주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새 이렇게 대를 이어가며 하는 가게가 흔치 않은데 쉽지 않은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더 오래도록 이 식당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나를 포함한 동네 주민의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앞으로도 골목순대국이 쌍문2동 사람들의 자부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1) 위치: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로13341

2) 찾아가는 길

- 지하철: 창동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8

- 버스: 도봉구보건소앞에서 도보 1

101, 1120, 1126, 도봉05, 도봉06, 노원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