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 99
- 뚜벅이
자발적으로 허공으로 출근
그때그때 일몰 시간에 없는 집으로 퇴근
노동인지 놀이인지 왔던 길 걷고 되짚어 걷는 일
덥수룩한 생각에 정처가 없어
불심검문의 시대의 검수는 바야흐로 명상가로 빙의
생각을 걷는다
무서워도 피할 수 없어 마주치는 사람들을 무한정 사랑할 수는 없나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23도 기운 어깨
좌에서 우로 오늘도 걷는다
그물에 걸린 바람이 되어
적막강산에 이더러저더러 그림자를 밟지 말라는 디오게네스를 찾아
값을 치루지 않고 외상으로 받아쓴 햇빛에 잠시 기대어 서니
누군가 나를 부른다
뭐꼬!
계간 PS 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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