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분실공고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12. 30. 21:50

분실공고

 

묘지에 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신분증명서나 자기앞수표

사인이 된 사랑이나

더 큰 슬픔도 타버리고

썩어가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버릴 수 있는

물건들이 일간지 검은 테에 둘려

날마다 날마다 소리칩니다

묘지에 가면

분실되지 않은 죽음만이 제각기

견고한 푸른 싹을

띠우고 있습니다

 

'담쟁이 덩굴은 무엇을 향하는가1989'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존재와 인식의 먼 길  (0) 2021.12.30
조명기구 가게에서 1  (0) 2021.12.22
어떤 하루 20  (0) 2021.11.29
어떤 하루 14  (0) 2021.11.23
어떤 하루 3  (0) 2021.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