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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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은 하얗다 1991

불씨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0. 12. 6. 22:39

불씨

 

로마 시내 폐허의 지하에서도, 카이로 근방 불모의 사막에서도

인간이 일으켜 세운 문명의 흔적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런던 대영박물관의 미이라와 폼페이 유적지의 호화로운 저택에서도

인간의 발자취는 영원히 현재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인간이여!

그러나 나는 볼 수 없었습니다

문명을 일으켜 세운 사람들의 영혼이 살았던

사랑의 흔적은 아무런 불씨도 남기지 않고

완벽한 폐허로 내게 묻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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