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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편백나무숲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5. 26. 23:17

뜨거워진 지구… 미국 나무들, 북서쪽으로 피난 간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7.05.25 03:00

    [온난화에 적응 못하는 동식물들]

    미국 동부 나무 86종 조사해보니 47%가 10년마다 15㎞씩 이동
    가뭄 크게 늘면서 물 찾아 떠나 봄 시작하는 시기도 달라져
    철새들 번식 못 하고 생존 위협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새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지면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다. 봄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나무도 온난화로 메말라가는 고향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부 동식물에게 닥친 위기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의 전령사 사라져

    미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의 스티븐 메이어 박사와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봄에 북미(北美) 대륙을 찾는 철새 48종 중 9종이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오지 못해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봄이 되면 식물에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면서 벌레가 찾아온다. 철새는 이때 맞춰 와야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 동부 지역은 갈수록 봄이 빨라지고 서부 지역은 봄이 늦어지고 있다. 철새들은 달라진 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2001~2012년 철새 48종의 이동을 조사한 결과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철새가 찾아오는 시점에 평균 연간 0.5일 격차가 발생했다. 10년이면 5일이나 격차가 벌어진다.

    온난화로 고향을 떠나는 참나무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철새 중 9종은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정도로 봄이 오는 시기를 놓쳤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봄에 잎이 돋는 시기가 해마다 1.2일씩 빨라지는데, 노랑부리뻐꾸기는 매년 0.2일 빨리오는 데 그쳤다. 10년이 지나자 노랑부리뻐꾸기가 봄이 시작되고 무려 10일이나 지나서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먹을 게 남지 않아 생존을 위협받는다. 반대로 봄이 늦어지는 서부는 새들이 너무 일찍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나무들도 물 찾아 고향을 떠나

    기후변화로 나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 퍼듀대 송린 페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미국 동부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동식물들이 점점 기온이 낮은 고지대나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동 형태가 종(種)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이 1980~2015년 나무 86종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47%는 10년마다 15.4㎞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34%는 10년에 11㎞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간 나무는 대부분 꽃을 피우는 활엽수들이었다. 북향 식물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나무는 기온과 강우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 동부 지역은 지난 30년간 기온이 섭씨 0.16도 올랐다. 또 동남부 지역은 30년 동안 가뭄도 크게 늘었다. 페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이동에는 기온보다 강우량이 단기적으로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봄 짧아지고 여름 빨라져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는 "2009년부터 꽃피는 시기를 추적한 결과 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일찍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진달래·철쭉의 개화(開花) 시기가 올해는 2009년보다 5~15일 빨라졌다. 개화 지속 기간은 2~3일 짧아졌다.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던 붉은병꽃·나도옥잠화·자주솜대 등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웠다.

    야생의 곤충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개화 시기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다. 농가에서는 꿀벌 대신 사육한 뒤영벌을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이용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윤형주 박사는 "사육 뒤영벌의 판매가 2002년 3만통에서 2015년에는 10만5000통으로 늘었다"며 "온난화로 봄이 빨라진 것을 자연에 있는 꿀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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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진 지구… 미국 나무들, 북서쪽으로 피난 간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7.05.25 03:00

    [온난화에 적응 못하는 동식물들]

    미국 동부 나무 86종 조사해보니 47%가 10년마다 15㎞씩 이동
    가뭄 크게 늘면서 물 찾아 떠나 봄 시작하는 시기도 달라져
    철새들 번식 못 하고 생존 위협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새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지면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다. 봄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나무도 온난화로 메말라가는 고향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부 동식물에게 닥친 위기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의 전령사 사라져

    미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의 스티븐 메이어 박사와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봄에 북미(北美) 대륙을 찾는 철새 48종 중 9종이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오지 못해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봄이 되면 식물에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면서 벌레가 찾아온다. 철새는 이때 맞춰 와야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 동부 지역은 갈수록 봄이 빨라지고 서부 지역은 봄이 늦어지고 있다. 철새들은 달라진 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2001~2012년 철새 48종의 이동을 조사한 결과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철새가 찾아오는 시점에 평균 연간 0.5일 격차가 발생했다. 10년이면 5일이나 격차가 벌어진다.

    온난화로 고향을 떠나는 참나무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철새 중 9종은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정도로 봄이 오는 시기를 놓쳤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봄에 잎이 돋는 시기가 해마다 1.2일씩 빨라지는데, 노랑부리뻐꾸기는 매년 0.2일 빨리오는 데 그쳤다. 10년이 지나자 노랑부리뻐꾸기가 봄이 시작되고 무려 10일이나 지나서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먹을 게 남지 않아 생존을 위협받는다. 반대로 봄이 늦어지는 서부는 새들이 너무 일찍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나무들도 물 찾아 고향을 떠나

    기후변화로 나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 퍼듀대 송린 페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미국 동부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동식물들이 점점 기온이 낮은 고지대나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동 형태가 종(種)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이 1980~2015년 나무 86종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47%는 10년마다 15.4㎞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34%는 10년에 11㎞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간 나무는 대부분 꽃을 피우는 활엽수들이었다. 북향 식물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나무는 기온과 강우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 동부 지역은 지난 30년간 기온이 섭씨 0.16도 올랐다. 또 동남부 지역은 30년 동안 가뭄도 크게 늘었다. 페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이동에는 기온보다 강우량이 단기적으로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봄 짧아지고 여름 빨라져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는 "2009년부터 꽃피는 시기를 추적한 결과 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일찍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진달래·철쭉의 개화(開花) 시기가 올해는 2009년보다 5~15일 빨라졌다. 개화 지속 기간은 2~3일 짧아졌다.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던 붉은병꽃·나도옥잠화·자주솜대 등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웠다.

    야생의 곤충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개화 시기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다. 농가에서는 꿀벌 대신 사육한 뒤영벌을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이용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윤형주 박사는 "사육 뒤영벌의 판매가 2002년 3만통에서 2015년에는 10만5000통으로 늘었다"며 "온난화로 봄이 빨라진 것을 자연에 있는 꿀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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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진 지구… 미국 나무들, 북서쪽으로 피난 간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7.05.25 03:00

    [온난화에 적응 못하는 동식물들]

    미국 동부 나무 86종 조사해보니 47%가 10년마다 15㎞씩 이동
    가뭄 크게 늘면서 물 찾아 떠나 봄 시작하는 시기도 달라져
    철새들 번식 못 하고 생존 위협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새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지면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다. 봄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나무도 온난화로 메말라가는 고향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부 동식물에게 닥친 위기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의 전령사 사라져

    미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의 스티븐 메이어 박사와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봄에 북미(北美) 대륙을 찾는 철새 48종 중 9종이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오지 못해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봄이 되면 식물에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면서 벌레가 찾아온다. 철새는 이때 맞춰 와야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 동부 지역은 갈수록 봄이 빨라지고 서부 지역은 봄이 늦어지고 있다. 철새들은 달라진 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2001~2012년 철새 48종의 이동을 조사한 결과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철새가 찾아오는 시점에 평균 연간 0.5일 격차가 발생했다. 10년이면 5일이나 격차가 벌어진다.

    온난화로 고향을 떠나는 참나무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철새 중 9종은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정도로 봄이 오는 시기를 놓쳤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봄에 잎이 돋는 시기가 해마다 1.2일씩 빨라지는데, 노랑부리뻐꾸기는 매년 0.2일 빨리오는 데 그쳤다. 10년이 지나자 노랑부리뻐꾸기가 봄이 시작되고 무려 10일이나 지나서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먹을 게 남지 않아 생존을 위협받는다. 반대로 봄이 늦어지는 서부는 새들이 너무 일찍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나무들도 물 찾아 고향을 떠나

    기후변화로 나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 퍼듀대 송린 페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미국 동부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동식물들이 점점 기온이 낮은 고지대나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동 형태가 종(種)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이 1980~2015년 나무 86종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47%는 10년마다 15.4㎞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34%는 10년에 11㎞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간 나무는 대부분 꽃을 피우는 활엽수들이었다. 북향 식물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나무는 기온과 강우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 동부 지역은 지난 30년간 기온이 섭씨 0.16도 올랐다. 또 동남부 지역은 30년 동안 가뭄도 크게 늘었다. 페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이동에는 기온보다 강우량이 단기적으로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봄 짧아지고 여름 빨라져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는 "2009년부터 꽃피는 시기를 추적한 결과 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일찍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진달래·철쭉의 개화(開花) 시기가 올해는 2009년보다 5~15일 빨라졌다. 개화 지속 기간은 2~3일 짧아졌다.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던 붉은병꽃·나도옥잠화·자주솜대 등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웠다.

    야생의 곤충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개화 시기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다. 농가에서는 꿀벌 대신 사육한 뒤영벌을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이용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윤형주 박사는 "사육 뒤영벌의 판매가 2002년 3만통에서 2015년에는 10만5000통으로 늘었다"며 "온난화로 봄이 빨라진 것을 자연에 있는 꿀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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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진 지구… 미국 나무들, 북서쪽으로 피난 간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7.05.25 03:00

    [온난화에 적응 못하는 동식물들]

    미국 동부 나무 86종 조사해보니 47%가 10년마다 15㎞씩 이동
    가뭄 크게 늘면서 물 찾아 떠나 봄 시작하는 시기도 달라져
    철새들 번식 못 하고 생존 위협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새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지면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다. 봄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나무도 온난화로 메말라가는 고향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부 동식물에게 닥친 위기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의 전령사 사라져

    미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의 스티븐 메이어 박사와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봄에 북미(北美) 대륙을 찾는 철새 48종 중 9종이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오지 못해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봄이 되면 식물에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면서 벌레가 찾아온다. 철새는 이때 맞춰 와야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 동부 지역은 갈수록 봄이 빨라지고 서부 지역은 봄이 늦어지고 있다. 철새들은 달라진 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2001~2012년 철새 48종의 이동을 조사한 결과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철새가 찾아오는 시점에 평균 연간 0.5일 격차가 발생했다. 10년이면 5일이나 격차가 벌어진다.

    온난화로 고향을 떠나는 참나무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철새 중 9종은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정도로 봄이 오는 시기를 놓쳤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봄에 잎이 돋는 시기가 해마다 1.2일씩 빨라지는데, 노랑부리뻐꾸기는 매년 0.2일 빨리오는 데 그쳤다. 10년이 지나자 노랑부리뻐꾸기가 봄이 시작되고 무려 10일이나 지나서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먹을 게 남지 않아 생존을 위협받는다. 반대로 봄이 늦어지는 서부는 새들이 너무 일찍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나무들도 물 찾아 고향을 떠나

    기후변화로 나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 퍼듀대 송린 페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미국 동부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동식물들이 점점 기온이 낮은 고지대나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동 형태가 종(種)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이 1980~2015년 나무 86종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47%는 10년마다 15.4㎞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34%는 10년에 11㎞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간 나무는 대부분 꽃을 피우는 활엽수들이었다. 북향 식물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나무는 기온과 강우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 동부 지역은 지난 30년간 기온이 섭씨 0.16도 올랐다. 또 동남부 지역은 30년 동안 가뭄도 크게 늘었다. 페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이동에는 기온보다 강우량이 단기적으로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봄 짧아지고 여름 빨라져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는 "2009년부터 꽃피는 시기를 추적한 결과 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일찍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진달래·철쭉의 개화(開花) 시기가 올해는 2009년보다 5~15일 빨라졌다. 개화 지속 기간은 2~3일 짧아졌다.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던 붉은병꽃·나도옥잠화·자주솜대 등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웠다.

    야생의 곤충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개화 시기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다. 농가에서는 꿀벌 대신 사육한 뒤영벌을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이용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윤형주 박사는 "사육 뒤영벌의 판매가 2002년 3만통에서 2015년에는 10만5000통으로 늘었다"며 "온난화로 봄이 빨라진 것을 자연에 있는 꿀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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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워진 지구… 미국 나무들, 북서쪽으로 피난 간다

  •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 입력 : 2017.05.25 03:00

    [온난화에 적응 못하는 동식물들]

    미국 동부 나무 86종 조사해보니 47%가 10년마다 15㎞씩 이동
    가뭄 크게 늘면서 물 찾아 떠나 봄 시작하는 시기도 달라져
    철새들 번식 못 하고 생존 위협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철 카슨은 1962년 저서 '침묵의 봄'에서 농약 남용으로 새의 먹이인 곤충이 사라지면서 봄이 와도 새소리가 들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슨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났다. 봄에 찾아오는 철새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심지어 나무도 온난화로 메말라가는 고향에서 사라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일부 동식물에게 닥친 위기라도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에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의 전령사 사라져

    미국 뉴펀들랜드 메모리얼대의 스티븐 메이어 박사와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공동 연구진은 지난 1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봄에 북미(北美) 대륙을 찾는 철새 48종 중 9종이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맞춰 오지 못해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봄이 되면 식물에 꽃이 피고 잎이 돋아나면서 벌레가 찾아온다. 철새는 이때 맞춰 와야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북미 대륙 동부 지역은 갈수록 봄이 빨라지고 서부 지역은 봄이 늦어지고 있다. 철새들은 달라진 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2001~2012년 철새 48종의 이동을 조사한 결과 봄이 시작되는 시점과 철새가 찾아오는 시점에 평균 연간 0.5일 격차가 발생했다. 10년이면 5일이나 격차가 벌어진다.

    온난화로 고향을 떠나는 참나무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철새 중 9종은 후손을 퍼뜨리지 못할 정도로 봄이 오는 시기를 놓쳤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봄에 잎이 돋는 시기가 해마다 1.2일씩 빨라지는데, 노랑부리뻐꾸기는 매년 0.2일 빨리오는 데 그쳤다. 10년이 지나자 노랑부리뻐꾸기가 봄이 시작되고 무려 10일이나 지나서 찾아왔다는 말이다. 그때가 되면 먹을 게 남지 않아 생존을 위협받는다. 반대로 봄이 늦어지는 서부는 새들이 너무 일찍 찾아와 메마른 가지에서 서성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나타났다.

    나무들도 물 찾아 고향을 떠나

    기후변화로 나무들도 사라지고 있다. 미국 퍼듀대 송린 페이 교수 연구진은 지난 17일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미국 동부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로 점점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동식물들이 점점 기온이 낮은 고지대나 북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온난화에 따른 식물의 이동 형태가 종(種)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진이 1980~2015년 나무 86종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47%는 10년마다 15.4㎞씩 서쪽으로 이동했다. 34%는 10년에 11㎞씩 북쪽으로 이동했다. 서쪽으로 간 나무는 대부분 꽃을 피우는 활엽수들이었다. 북향 식물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나무는 기온과 강우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 동부 지역은 지난 30년간 기온이 섭씨 0.16도 올랐다. 또 동남부 지역은 30년 동안 가뭄도 크게 늘었다. 페이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식물의 이동에는 기온보다 강우량이 단기적으로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론적 모델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 봄 짧아지고 여름 빨라져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는 "2009년부터 꽃피는 시기를 추적한 결과 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이 일찍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꽃인 개나리·진달래·철쭉의 개화(開花) 시기가 올해는 2009년보다 5~15일 빨라졌다. 개화 지속 기간은 2~3일 짧아졌다.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6월 초에 꽃이 피던 붉은병꽃·나도옥잠화·자주솜대 등은 5월 중순부터 꽃을 피웠다.

    야생의 곤충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개화 시기를 제때 따라잡지 못한다. 농가에서는 꿀벌 대신 사육한 뒤영벌을 농작물 꽃가루받이에 이용하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윤형주 박사는 "사육 뒤영벌의 판매가 2002년 3만통에서 2015년에는 10만5000통으로 늘었다"며 "온난화로 봄이 빨라진 것을 자연에 있는 꿀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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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 편백나무숲

    입력 : 2017.05.25 04:00 | 수정 : 2017.05.25 08:21

    먼 길 떠나기 전 아침 몸을 씻었다. 평소보다 정성 들여 마치 제의(祭儀)를 치르는 것처럼. '치유의 숲'이라 했다. 전남 장성 편백나무숲이다. 축령산 기슭 11.48㎢ 면적에 곧게 몸을 뻗은 편백나무, 삼나무가 빽빽하다. '치유 필드' '명상 쉼터'라고 이름 붙인 숲속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 길은 여럿이다. 모암마을에서 금곡마을까지 구간(9㎞)을 걷기로 한다. 모암주차장에 도착하니 빽빽한 나무 무리가 쭉쭉 하늘을 향해 있다. 과연 이곳이구나 싶은데 '장성 편백 치유의 숲'은 1.05㎞ 더 가야 한다는 표지판이 있다.

    장성 치유의 숲에 앉아 나무 향기를 맡는다. 편백·삼나무 300만 그루가 스트레스 해소 물질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몸과 마음이 온통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장성 치유의 숲에 앉아 나무 향기를 맡는다. 편백·삼나무 300만 그루가 스트레스 해소 물질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몸과 마음이 온통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오른쪽엔 냇물이 흐르고 왼쪽엔 편백숲이 우거진 나무데크 길을 따라 걷는다. 사진 찍으며 천천히 20여 분 걸었을까. 갈림길에 서 있는 원두막이 보인다. '만남의 광장'이라 적혀 있다. 왼쪽 길은 '쉬운 코스', 오른쪽은 '힘든 코스'란다. 오른쪽을 택한다. 단지 호승심(好勝心) 때문이 아니다. 표지판에 '고 임종국 선생이 안장된 나무를 지나는 숲길'이란 글이 있었다.

    임종국(1915~1987)은 이 숲을 혼자 힘으로 일군 이의 이름이다. 1956년부터 20년간 편백·삼나무 300만 그루를 심었다. 식민지와 전쟁을 거쳐 온 산하가 붉은 산 투성이일 때였다. 누구나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이다. 주위에선 한심한 사람이라 비웃었다. 매년 15만 그루, 매일 410그루를 쉬지 않고 20년간 심어야 300만 그루가 된다. 이 고집쟁이 '나무교(敎) 신도'에게 경배(敬拜)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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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 편백나무 숲을 일군 ‘독림가’ 임종국이 묻힌 느티나무.

    '깔딱고개'라 이름 붙인 가파른 경사길을 10여 분 오르니 이내 세 갈래 길이 나타난다. 직진 방향이 '치유 필드'인데 왼쪽 길로 잠시 빠지기로 한다. 임종국이 묻힌 나무가 있는 곳이다. 가파른 나무 계단 지나 비석 없는 무덤 오른쪽 길로 간다. 소박한 느티나무 아래 작은 비석 하나가 낮게 앉아 있다. '춘원 임종국(요셉) 선생님'이라고 적혀 있다. 고향인 순창 선영에 묻혀 있던 선생의 유골을 화장해 소나무 상자에 넣어 2005년 이장했다. 지난주 금요일(19일) 누군가 가져온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임종국 나무' 앞에는 '부인 김영금(율리안나)'이 묻힌 나무가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심었으니 편백나무 나이는 이제 40~60년인데 높이는 20~30m에 이른다. 굵은 것은 두 팔을 한껏 벌려 안아도 닿지 않을 정도다. 이 중엔 분명 내 또래 나무도 있을 것이다. 같은 세월 살면서 저 나무는 저만한 높이와 굵기를 이루고 저렇게 긴 그늘을 드리우고 서 있다. 사람들은 이 숲에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강화, 살균작용 효과가 있다 한다. '치유 필드'에 놓인 나무 평상에 앉아 깊은숨을 들이고 내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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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60년대 모습을 간직한 28가구 작은 마을이다. / 금곡영화마을.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 나무를 심겠다는 뻔한 말을 실제 몸으로 느꼈다. 당대에 이름을 얻으려 한다면 굳이 나무 심을 까닭이 없다. 내가 심은 나무는 내가 무(無)로 돌아갈 때 나를 기억한다. 임종국은 아무런 벼슬도 없이 그저 '독림가(篤林家)'로서 포천 국립수목원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됐다. 그는 일생 양잠과 특용작물 재배, 묘목 기르기로 살았던 한갓 농부였을 따름이다. 현재 함께 헌정된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 김이만 나무할아버지, 현신규 전 서울대 농대 교수, 최종현 SK 전 회장, 민병갈 전 천리포수목원 이사장 등 여섯 분이다. 눈 닿는 곳 어디든 빽빽하게 숲을 이룬 편백나무를 보며 흠뻑 감동했다. 갈 길을 바꾼다. '치유 필드'에서 금곡마을 반대 방향으로 1㎞ 더 걷는다. 임종국 기념비가 있다. 노란 꽃에 둘러싸인 비석 앞에서 한동안 머물렀다.

    지도

    금곡마을은 1994년 영화 '태백산맥'을 찍은 곳이다. 이후 '내 마음의 풍금' 등 영화 4편과 드라마 3편이 촬영됐다. '금곡영화마을'이라 불린다. 낯선 이의 발소리에 개가 컹컹 짖었다. 이곳에서도 조금 걸어가면 한 사나이가 일군 편백나무숲으로 들어간다. 몸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서울~장성 승용차로 4시간. 금곡마을, 모암마을로 가는 군내버스(061-393-6820)가 있다. 장성 편백나무숲은 4구간 6개 길이 있다. 승용차를 세운 주차장을 기억하고 돌아올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

    치유의 숲 안내센터 (061)393-1777, 장성 문화관광과 (061)390-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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