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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문학권력 논란…평론가 권성우, 신경숙 남편 남진우 비판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6. 2. 29. 16:23

다시 불붙은 문학권력 논란…평론가 권성우, 신경숙 남편 남진우 비판

권성우 교수, 계간 '실천문학'서 남진우 교수의 '표절의 제국' 전면 비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6-02-29 09:34:41 송고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 News1


지난해 6월 문단을 뒤흔든 신경숙 표절사태 당시 문학권력 비판자로 중심적 역할을 했던 문학평론가인 권성우(53) 숙명여대 교수가 문학평론가이자 작가 신경숙의 남편인 남진우(56) 명지대 교수에 대해 대대적인 비판을 내놓았다.

아울러 한국 비평계, 그리고 한국작가회의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놓으며 표절과 문학권력 논쟁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비판에 나섰다.

계간 실천문학 2016년 봄호(121호)에 실린 ‘비평의 윤리와 문학장의 혁신을 위한 단상:남진우의 ’표절의 제국을 읽고‘라는 글에서 권교수는 지난해 '현대시학' 12월호 권두시론 '표절의 제국-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에서 남교수가 내놓은 표절에 대한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남 교수가 소설가 이인화의 표절문제를 20여년만에 들고 나와 신씨 표절에 대해 물타기했고 정당한 비판자에 대한 비아냥거림과 인신공격을 자행했다고도 비판했다.  '표절의 제국'에서 남 교수는 표절사태에 대해 대해 ’늦었지만 사과한다‘고 말했고 문학권력에 대해서는 나를 포함해서(중략) 권력의 은밀한 단맛에 길들여져 있었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권교수는 “'표절의 제국'은 (사과라기 보다는) 신경숙의 표절이 이인화의 표절에 비해서는 심각하지 않다며 물타기하고, 한때 자신과 논쟁을 수행한 권성우에게 타격을 가하기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교수의 ‘표절의 제국’은 6월 신경숙 표절 사태 당시 문학동네를 공격했던 권 교수가 과거 이인화씨의 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칭찬하는 ‘주례사 비평’을 1992년에 한 일간지 문학월평에서 썼다는 내용으로 시작한 바 있다. 신경숙에 대한 주례사비평을 비판한 권성우 교수도 주례사비평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내가 누구인지…'는 1992년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출간 후 공지영,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하지만 자신이 '주례사비평을 한 전력이 있다'는 남 교수의 주장에 대해 권교수는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권교수는 '비평의 윤리…'에서 자신은 당시의 문학월평에서 "다소 엄격하게 말하면 이인화 씨의 '내가 누구인지...'는 지적인 인물들이 펼치는 예술과 이념에 대한 신선한 지적인 대화를 제외하면 그다지 높이 평가할 만한 소설적 성취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을 기본적으로 전제하며 그 소설이 지닌 지식인소설의 특성과 미덕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오히려 “남진우는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예심평에서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산출된 메타픽션적 작품 가운데서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라면서 (중략)본심위원과 다른 예심위원의 심사평에 비해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해당작품의 문학성을 인정”했다며  이인화에 대해 주례사비평을 한 쪽이 남 교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교수는 '남진우 교수가 '표절의 제국' 에서 '문학권력 비판자들을 비아냥거리고 인신공격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남 교수는 '표절의 제국'에서 '(좌파) 문학권력 비판론자들'에 대해 "잠행을 하다가 가끔씩 무대에 나타나서 기존 문학에 비판을 퍼붓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있다"고 썼다.

남 교수는 '문학권력 비판론자'들이 "기존 문학장에 무슨 문제가 발생한 듯 싶으면 달려나와 확성기에 대고 외치는 인물도 있고, 오히려 지식인 문학의 적극적 부흥을 기획하며 주요 문학매체의 구성원으로 관여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튕겨져 나온 후 갑자기 문학권력 비판의 전사로 나선 이도 있다"고 비꼬면서 '프랑스산 유목주의 전도사' '좌익 소아병자' 등 자신이 생각하는 문학권력 비판론자들의 유형을 열거했다.

권 교수는 "이 대목을 관류하는 것은 남진우의 '뒤틀린 심사'와 문학권력 비판자들을 향한 날선 적의, 앙상한 편견"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와 같은 공공연한 비아냥으로 가득찬 글을 정상적인 비평적 대화를 위해 쓰여진 글로 볼 수 없다"면서 "'표절의 제국'은 사과의 형식을 빌린 (문학권력 비판자들에 대한) 비난과 (남교수의) 자기정당화에 불과하다"고 요약했다.

더 나아가 권교수는 한국비평계 전반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남 교수가 누구도 동의하기 힘든 이런 글을 쓰게 된 것이 단순히 그의 책임이 아니라 '비평공론장이 참담하게 붕괴되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면서 "문학판을 지배하는 냉소와 무기력증이 남진우 같은 비평가의 몰상식을 결과적으로 묵인하는 과정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남진우 교수는 29일 오전 현재 뉴스1의 문자와 전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권 교수의 비판은 한국작가회의로까지 확대됐다. 작가회의 소속 '자기성찰을 위한 소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작가화의 총회에서 발표한 보고에서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비판을 모호하게 다룬 데 대해서다.

당시 보고서에서 소위원회는 "시기와 창작자를 달리하는 두 작품이 정도 이상의 닮음을 보이는 것은 특별한 사례가 아닌 한 바람직하기 어렵다"는 모호한 언어로 표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부정적 의미의 권력적 현실이 한국문학 공동체 안에 있다면 그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행해짐이 정당하다"면서도 "(그 비판이)현실사회의 제반 권력비판에까지 나아갈 때 더 유효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응분의 자기비판을 겸할 때만 건강한 것일 수 있다"고 조건을 붙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권교수는 "신경숙 표절논란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과 해석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 어떤 고유명사도 포함되지 않은 이런 결론을 내리기 위해 그토록 애를 쓴 것인가"반문했다.

또한 "현실사회비판과 자기비판이 문학권력 비판의 조건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현실정치에 대해서는 관성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소속된 문학장의 모순에 대해서는 눈감는 태도"라고 지적하면서 "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문학장을 지배하는 모호하고 편의적인 양비론적 태도의 정확한 반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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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미 기자(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