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맞은 날
별똥별이라고 했다
그리우면 지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나는 밤을 기다렸다 하루 이틀 마다 않고
하늘을 우러르는 일은 맑고 그윽한 일
오지 않는 전언 대신 겨울이 왔고 바람이 불었다
푸른 이끼가 돋은 약간의 우울에는 쌉싸름한 냉소가 섞여
주저하며 닫지 않은 문 안으로 그림자를 들여 놓았다
얼굴 보이지 않으니 가슴이 따가워지고
목소리 들리지 않으니 귀가 커지는 바람의 그림자
홑이불 야윈 몸에 두르니 기척이 들릴 듯도 하였다
별똥별은 화약을 품고 있었다고 바람이 전해 주었다
아니, 이미 당신은 나를 스쳐 지나갔다
봄이면 지천으로 당신을 받아들여 온몸으로 터져버린 꽃들을
누군가는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