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벽돌집
평생 소원은
굽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얕은 언덕위에서
낮게 깔린 지붕들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억센 풀들 발길에 아랑곳 하지 않는
어깨보다 좁은 길 지나
그가 서 있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붉은 벽돌을
질빵에 얹고
고개 숙이고 바로 코 앞만을 쳐다보며
걸어 올라갔다
벽돌을 얹고 내리고 다시 쌓아놓는 일
하루 해는 짧은 듯 길었다
벽돌들은 벽이 되고 담이 되겠지
그는 성주가 되겠지
아직 언덕 위는 헛헛하다
나는 일당을 받고
붉은 벽돌집을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