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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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붉은 벽돌집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2. 19. 12:02

붉은 벽돌집

 

 

평생 소원은

굽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얕은 언덕위에서

낮게 깔린 지붕들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억센 풀들 발길에 아랑곳 하지 않는

어깨보다 좁은 길 지나

그가 서 있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붉은 벽돌을

질빵에 얹고

고개 숙이고 바로 코 앞만을 쳐다보며

걸어 올라갔다

벽돌을 얹고 내리고 다시 쌓아놓는 일

하루 해는 짧은 듯 길었다

벽돌들은 벽이 되고 담이 되겠지

그는 성주가 되겠지

아직 언덕 위는 헛헛하다

나는 일당을 받고

붉은 벽돌집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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