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화병 花甁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9. 1. 31. 01:08

화병 花甁


한 겨울

낟알 하나 보이지 않는

들판 한 가운데

외다리로 서서 잠든 두루미처럼

하얗고 목이 긴

화병이 내게 있네

영혼이 맑으면 이 생에서

저 생까지 훤히 들여다 보이나

온갖 꽃들 들여다 놓아도

화병만큼 빛나지 않네

빛의 향기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문 반의 발자국 소리

바라보다 바라보다 눈을 감네

헛된 눈길에 금이 갈 까봐

잠에서 깨어 하늘로 멀리 날아갈까봐

저만큼 있네

옛사랑도 그러했었네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 배우기  (0) 2009.02.06
밤과 꿈  (0) 2009.02.05
제멋대로, 적당하게  (0) 2009.01.27
눈 내린 후  (0) 2009.01.25
바람 옷  (0) 200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