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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한민족 문학상 발표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7. 30. 00:19
세계한민족문학협회 고원회장과 인사말세계한만족문학협회(회장 고원)가 "한민족문학상 수상자(작)를 선정 발표했다.
20일 협회는 한민족문학상이 제정된지 올해로 3회 째를 맞아 본상(대상) 수상자로 나호열시인, 우수상으로 전순영 두 시인을 뽑은 것.

문단 경력 22년을 맞는 나호열 시인은 보름달, 정선강물, 밤길,너에게 묻는다, 검, 문, 백발의 꿈, 청풍에 가다, 춤, 낙엽에게 이상의 10편의 시로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경희대학교 철학과 석 박사 과정을 마친 나호열 시인의 시는 철학을 바탕한 니힐리즘의 세계로 독자들의 인식을 인도하지만 단순한 허무주의 이상을 보여주는 힘이 있다. 부정을 부정하여 긍정을 이루는 이치랄까 그의 작품 보름달에서 보면 침묵의 완고함을 백 만 마디의 말보다 높이 승화시켜 놓는 범속하지 않는 시인의 시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다음은 수상작품]

보름달

보름달이 가고 있어요
둥글어서
동그라미가 굴러가는 듯
한 줄기 직선이 남아 있어요
물 한 방울 적시지 않고 강을 건너고
울울한 숲의 나뭇가지들을 흔들지 않아
새들은 깊은 잠을 깨지 않아요
빛나면서도 뜨겁지 않아요
천 만개의 국화 송이가 일시에 피어오르면
그 향기가 저렇게 빛날까요

천 만개의 촛불을 한꺼번에 밝히면
깊은 우물 속에서 길어 올리는
이제 막 태어난 낱말 하나를
배울 수 있을까요 읽어낼 수 있을까요
보름달이 가고 있어요
둥글어서 동그라미가 굴러가는 듯
말없음표가 뚝뚝 세상으로
떨어지고 있어요
입을 다물고 침묵을 배우고 있어요

그의 침묵은 아름답다.그것은 결코 누군가를 애태우는 답답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조용히 담금질하는 인내의 침묵이다.

짧지않은 문단 경력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후진 양성과 창작에만 몰두한 흔적을 그간 10권의 시집과 평론집, 2권의 사화집으로 묶어 놓았고 여러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거나 문예 창작을 지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