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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初에 無가 있었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1. 27. 02:10

泰初에 無가 있었다

 

 태초에 무가 있었다. 따라서 일체의 존재가 있을 리 없고, 그 명칭 또한 없었다. 이윽고 그 무에서 하나( 一)가 생겼으나, 그 또한 형태는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물은 그 하나로 하여 나게(生) 되었으니 그러한 것을 德이라 말한다. 이 형태도 없는 하나는 이윽고 다시 하나하나 갈라져 나가는바 - 그것을 命이라고 하는데 - 그들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하나는 머물고 움직이면서 문득 하나의 物을 낳는데, 그 물이 나서 살아가는 이치가 따르게 되는 것을 形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형이 정신을 가지면서 형과 정신이 자연히 따르게 되는 자연의 법칙을 性이라고 한다.

  그리므로 누구나 자기의 성을 닦으면 본연의 덕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 끝에 이르러선 태초와 일치할 수 있다. 이렇게 일치할 수 있다는 것은 虛와 같다는 말로서, 이 허는 곧 일체의 원인인지라 무한히 큰 것이다.

  따라서 허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입에서 나오는 말도  마치 새가 지저귀듯 無心에서 흘러나오게 되며, 또 그렇게 된다는 것은 그 덕이 천지와 하나로 됨을 뜻한다. 천지와 하나로 되면 이미 인위적인 것은 모두 떨어 버린 상태이기에 어리석거나 무지한 사람으로 여겨질 뿐이다. 이와 같은 사람을 가리켜 유현한 무위의 덕을 체득했다 하며, 자연에 따르는 太順 과 같다 하는 것이다.

                         莊子 天地 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