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뭇별이 들려주는 이야기(마음글)

고혹적인 왕실 무협극 '황후화'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07. 1. 27. 01:05
고혹적인 왕실 무협극 '황후화'
2007-01-15 15:20 | 조이뉴스24
<조이뉴스24>

장이모우 감독의 탐미주의는 그 끝을 모르는 듯 하다. 아찔할 정도로 화려한 색채로 화면을 가득채운 그의 새 영화 '황후花'는 지칠 줄 모르고 아름다움을 좇는 장이모우의 시선을 보여준다.

눈부신 황금색과 붉고 푸른 빛이 넘실대는 궁전, 어깨를 드러낸 아름다운 궁녀들과 고혹적이고 비극적인 미모를 가진 왕비, 그것을 모두 손아귀에 움켜준 절대 권력자. 장이모우가 조금 더 서둘러 펑샤오강의 '야연' 이전에 '황후화'를 내놓았더라면 영화는 좀 더 점수를 얻기 쉬웠을 듯 싶다.

그러나 아쉽게도 '와호장룡' 이후 '영웅'이 나왔듯 '황후화'는 왕실의 비극을 다룬 '야연'보다 뒤늦게 선보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평가는 야박해진다. 영화가 그리는 소재와 주제 면에서 유사 작품과의 선후관계를 배제하고 본다면 '황후화'는 근사한 드라마를 선사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10만개의 국화를 수놓으며 단 한번의 기회를 노리는 황후를 중심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장이모우 감독이 발굴하고 오랜 시간 동안 호흡을 이뤄온 공리는 영화 속에서 더없이 고혹적인 자태를 선보인다.

한 마디 말 없이도 질투와 분노, 슬픔을 그려내는 공리의 눈빛과 세월이 무색한 자태는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황실 복색과 황금빛 눈매와 입술 등 황후의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아름다움을 여러 각도에서 그려내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배신당한 여자의 마음과 권력을 향한 황제와 왕자들의 서로 다른 속내를 화려한 궁궐 안에서 그려낸 '황후화'는 4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눈을 뗄 수 없는 사치스러운 영상과 대규모 전투 신을 선보인다. 전투 신에서는 조악한 컴퓨터 그래픽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황후화'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중국의 6세대 거장 장이모우 감독과 그의 영원한 파트너 공리, 그리고 홍콩이 낳은 스타 주윤발과 아시아의 신성 주걸륜이 주연한 영화 '황후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극적인 드라마의 묘미를 갖춘 작품이다. 18세 관람가, 오는 25일 개봉.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