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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칼럼

지금 우울의 늪을 건너는 당신에게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4. 9. 30. 14:41



<<지금 우울의 늪을 건너는 당신에게>>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추석에 우울해지기 쉽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지만, 자기 일터에서 탐스러운 수확물이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뿐인가. 자기 땅이 아니라 남의 땅을 경작해주는 소작인일 수도 있고, 경작지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수확의 계절이라며 기뻐 날뛸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니 흥겹지 않겠냐고? 웹툰 ‘집이 없어’가 생생하게 묘사했듯이, 현대 한국의 상당수 가족은 한가롭게 흥겨움을 느낄 상태가 아니다. 피치 못해 마주한 죽은 사람과 산 사람, 산 사람과 산 사람 사이에는 함께 나눌 흥겨움보다는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묵은 감정이 고여 있다. 함께 모여 추석의 예식을 거행하다 보면, 희미해졌던 권력관계가 새삼 고개를 든다. 누가 먼저 절하고, 누가 먼저 먹고, 누가 먼저 상을 치우고, 누가 먼저 설거지를 할 것인가. 이 순서는 곧 권력의 순서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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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절하고, 누가 먼저 먹고, 누가 먼저 상을 치우고, 누가 먼저 설거지를 할 것인가.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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