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서답
나에게는 문신으로 남은 어둡고 긴 골목이 있다. 그 골목 을 드나드는 문장은 혹독한 겨울바람이다. 울음과 눈물을 겨누는 비수 같은 그 골목은 너무 비좁아 쓰러질 수 없는 골이고 하늘을 향해 길어져만 가는 목이다. 아무리 걸어도 우리는 동녘을 만날 수 없고 뒷걸음쳐 서 쪽으로 가도 서역을 만날 수 없다. 달이 이울다 차고 다시 여위는 동안 문신은 뼈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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