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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이비박스 2019

칼과 자(尺)― 이순을 지나며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8. 31. 10:27

칼과 자(尺)
― 이순을 지나며

 

칼을 품고 살았네 남을 해칠 생각은 없었지만 잴 수도 없는 사람의 깊이를 질러보거나 쓸데없이 너비를 어림잡아보기도 하였네 차고 이울어지는 것이 달의 이치인데 보름달만 달이라고 우기는 것이 어리석은 자 하나를 휘두르는 꼴이었네 칼이 송곳이 되는 세월을 살다 보니 너와 나의 간격을 가늠할 수 없는 자를 어디다 버릴까 궁리 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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