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手話의 밤
인적 끊긴 거리에 신호등이 저 혼자 껌뻑거린다 먼 바다에서 돌아오는 지친 배처럼 등댓불을 바라보는 마음이 길을 건너지 못한다 저 눈빛이 내게 사랑한다 끝내 말 건네지 못하고 가버린 어머니 같아서 초록 빨강 몇 번이 바뀌어도 성하지 않은 발목에 투덜대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매운 바람에 날려 버린다
엄마
'안녕, 베이비박스 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 센 날 (0) | 2022.09.08 |
---|---|
칼과 자(尺)― 이순을 지나며 (0) | 2022.08.31 |
잊다와 잃다 사이 (0) | 2022.08.10 |
상원사 적멸보궁 (0) | 2022.08.01 |
바람의 언덕 (0) | 2022.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