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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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늦봄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4. 11. 23:43

 

늦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픔이

내게는 늦봄이다

오래 전 지금의 내 나이 때

목로에 앉아 어머니 말씀하셨다

한 숨 돌려도 지치고

서서도 잠이 드는 곤궁의 한 때

난 지금 늦봄이야

그 속뜻을 헤아리는데 길이 멀었다

아직 피지 못한 꽃인데

저 시퍼렇게 달려드는 뙤약볕

해맑게 맞이하고 싶은데

봄이 오면 돌아온다던 사람

아버지는 먼 세상 사람인데

여름이 와도 늦봄이라고

우기고 싶었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

모진 슬픔에서 배어나오는 말

나도 지금 늦봄이다

 

문예감성 20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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