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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임서기 林棲期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2. 4. 8. 15:54

 

임서기 林棲期

 

 

차마 마을을 떠나지 못해 길이 끝나는 외딴 곳까지 왔다

먼저 이 곳에 와 있던 키 큰 살구나무를 대문삼아 울타리가 없는 집이라 하였다

대처를 떠돌았으나 여전히 이 자리에서 문설주는 주저앉고 헛된 지식의 밤하늘은

스러지는 별똥별을 내려주었다

어느덧 낡은 집에 오가던 인적은 사라지고

경계가 사라진 벽과 문턱 너머로

꽃이 아니라고 내쳐진 봉두난발의 사내처럼

개망초가 부끄러웠다

 

살구나무가 흐드러지게 우두커니

눈물을 떨구던 봄날

숲으로 가야겠다

 

 

문예감성 20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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