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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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베이비박스 2019

숲으로 가는 길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12. 9. 21:38

숲으로 가는 길

 

오래전 떠나온 초원을 그리워하는 낙타처럼

먼 숲을 향하여 편지를 쓴다

하늘을 향해 무작정 기도를 올리는 나무들과

그 나무에 깃들어 사는 새들의 순정한 목소리를 알아듣게 될 때가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날이 오면 나는 숲으로 숨어 들어가

그저 먹이에 충실한 채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짐승이 되거나

아니면 마음의 때를 씻고자 하는 수행자가 될 것이다

매일이라는 절벽 앞에서

마른 울음을 삼키는 그림자를 던지고 있지만

곧 나는 숲으로 갈 것이다

짐승이 되거나 

아니면 수행자가 되거나

나는 매일 숲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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