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마지막 숨을 거두며
어린 병사가 부른 어머니
꽃들이 필 때
나는 그 소리를 듣는다
열목어가 수백 리 물길을 온몸으로 더듬으며
절망보다 더 높은 폭포를 거슬러 올라
거친 숨을 산란할 때
아득한 절벽 둥지에서
태어나자마자 비오리 어린 새끼가
처음이자 마지막 투신을 마다하지 않을 때
폭죽이 되어 떨어지는 꽃비
저 거센 물살과 수직의 허공에
수를 놓듯 펼쳐진
봄날이 이룩한 장엄한 에필로그
외로워서 걷는 길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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