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안녕, 베이비박스 2019

몽유夢遊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12. 6. 16:23

몽유夢遊

 

어떤 꽃은 제 몸을 사루면서 빛을 내밀고

또 어떤 꽃은 제 마음을 지우면서 향을 뿌리듯

허공에 울음을 떨구어놓고

멀리 날아가는 새가 그러하던가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면

웅크린 채 앉아있는 그림자를

고독이라 부를까

세상은 넓은데 갈 곳이 없어

감옥을 등에 지고 어디로 갈까

전생에 유목민이었던 나는

어느 속담을 기억한다

안녕이란 말 대신

어디서 오는 길이냐고 묻는

봄이 지나고 나서야

봄을 그리워하는

몽유夢遊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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