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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아주 소소한 감정…밥 먹다가도 느닷없이 느낀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21. 3. 12. 14:06

“행복은 아주 소소한 감정…밥 먹다가도 느닷없이 느낀다”

[중앙일보] 입력 2021.03.12 00:03

김홍신

소설가 김홍신(74·사진)이 새 책을 냈다. 행복해지는 마음 연습법을 담은 산문집 『자박자박 걸어요』(해냄)다.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는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그를 10일 전화로 만났다.

산문집 『자박자박 걸어요』 출간

왜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나.

“너무 두뇌가 뛰어나서다. 생각이 많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특히 남과 나를 견주어보는 ‘비교법’이 문제다. 나 역시 누가 나보다 유명해지면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생긴다. 본능이다. 그래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는 책에 행복해지는 비법을 여럿 소개했다. “자박자박 한눈팔며 살아보라”도 그중 하나다. “남의 눈의 의식해 너무 조심스럽게 살지 말고 자유로워지라는 뜻”이다.

행복이란 게 도대체 뭔가.

“아주 소소한 것이다. 밥에 김을 말아 먹다가 느닷없이 맛있는 순간,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순간, 평소 못 먹던 고급 와인을 마시며 ‘와, 이 맛이야’ 느끼는 순간. 그 짧은 순간이 행복이다. 인간은 거창하고 큰 행복이 오면 동시에 겁을 먹고 불안감을 느낀다. 그 순간 행복은 깨져버린다.”

 

코로나19로 우울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1년 3개월 동안 벌이가 싹 없어졌다. (수입 면에서) 제일 중요한 게 강연인데 다 취소됐다. 하지만 이점도 있다. 사람들 만날 일이 적어 염색을 안 해도 된다. 또 태어나 처음으로 ‘남자’가 그리워졌다. 친구들을 못 만나니 ‘남자도 이렇게 그리운 존재구나’란 생각이 들더라(웃음). 코로나19가 가라앉아도 또 다른 역병이 닥칠지 모른다. 그럴수록 가까운 존재, 소소한 것을 소중하게 여기고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



[출처: 중앙일보] 김홍신 “행복은 아주 소소한 감정…밥 먹다가도 느닷없이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