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1
자유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고 배웠다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갈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깨우쳤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말없이 행하는 사물들을 업신여기고 값어치를 치루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의 속박과 결탁하면서
수인에게 던져주는 메마른 빵을 굶주림과 바꿨다
발목이 부러지고 나서
내게 온 새로운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나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어
그런데 친구야
네가 나를 의지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 너의 온 힘을 전해 준다는 것이지
언젠가 너에게 버려질 날이 오겠지만
그 날이 기쁜 날이지
그날까지 날 믿어야한다는 것이지
아, 절뚝거리는 속박과 함께
비틀거리는 목발
<2018년 『양주작가』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십이월 (0) | 2018.08.16 |
---|---|
목발․ 5 (0) | 2018.08.01 |
산 의자 (0) | 2018.02.14 |
만항재에서 파랑새를 만나다 (0) | 2018.01.31 |
드라마에 빠지다 (0) | 2018.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