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목발․1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8. 7. 30. 00:21

목발․1

 

자유는 스스로 그러한 것이라고 배웠다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갈구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깨우쳤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말없이 행하는 사물들을 업신여기고 값어치를 치루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의 속박과 결탁하면서

수인에게 던져주는 메마른 빵을 굶주림과 바꿨다

 

발목이 부러지고 나서

내게 온 새로운 친구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나 없이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어

그런데 친구야

네가 나를 의지한다는 것은

오로지 나에게 너의 온 힘을 전해 준다는 것이지

언젠가 너에게 버려질 날이 오겠지만

그 날이 기쁜 날이지

그날까지 날 믿어야한다는 것이지

 

아, 절뚝거리는 속박과 함께

비틀거리는 목발

 

 

<2018년 『양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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