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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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만항재에서 파랑새를 만나다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8. 1. 31. 22:16

만항재에서 파랑새를 만나다

 

 

번번이 내가 쏘아올린 화살은

과녁에 닿지 못하고

파랑새가 되어 날아갔는데

이제는 활도 화살도 없이

저 홀로 타면서

뜨거워지지 않는 저녁노을 가까이

몸을 기대어이곳저곳에서

속삭이는 파랑새 날갯짓을 품는다

놀라워라

햇살이 비껴간 그늘 한 구석에

떼구르르 구르면 지옥에라도 닿을 듯한 비탈길에

놀라워라

내가 쏜 화살들이 저마다 무리지어 피어 있다니

살은 사라지고

화만 활짝이다니

 

<<시로 여는 세상>> 2018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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