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이제 잊어버리기로 했다
애써 기억하려해도 망설여지는
너의 이름을
불러도 오지 않을 비린 눈물을
어떤 꽃에 비할까
무슨 나무라 부를까
그래
이제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모두 꽃이라 부르자
모두 묵묵한 나무라 부르자
가지 말라고 해도 때가 되면 스러지는 꽃
멀리 떠나라해도 내 옆에 꼿꼿한 나무들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단걸음에 달려올 것임을
내가 부르면 온 세상이 꽃이다
내가 부르면 온 세상이 나무이다
이제는
너의 이름을 잊을 일 없겠다
이제는 그 누구도 미워 할 일 없겠다
그저 꽃이면 고맙다
그저 나무이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