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 耳順
소귀고개 넘는다
주인과 함께 들일 마치고
서산을 향하여 무릎 꿇고 귀 세운
소잔등에 올라타는 것이다
코뚜레 벗겨주고
워낭도 풀어주고
같이 가자
뉘엿뉘엿 저물어 가자
귀한 소식 올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잠든 적 없어 예쁘고
순하여 기쁘지 않으냐
오르는 길 힘들다 하지만
내리막길은 더 서러워
홀연히 소는 사라지고
해진 신발처럼
귀 한짝 하늘 모퉁이에 걸려 있다
나머지 한 쪽은
혹시 몰라 고개 너머에 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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