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모두 평화롭게! 기쁘게!

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I - It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5. 28. 12:58

I - It

 

오늘도 그가 왔다

굳은 표정과 말 없는 침묵으로

말을 거는 그에게

오히려 나는 할 말이 없다

낯이 익은 탓인지

온갖 비밀로 가득 찼던 몸을

기꺼이 내게 열어주지만

그는 언제나 나에게는 삼인칭의 이름

찬란했던 봄이 가고 딱딱한

눈물이 남는 나무처럼

부드러운 나의 손길에도

깊은 나이테를 보여주지 않는다

잘 가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터이니

나는 다시 또 다른 그를 기다릴 뿐

슬퍼할 겨를이 없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

장의 葬儀의 나날들 

 

계간 시와 소금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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