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호접몽

세상과 세상 사이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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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오르는사다리(시)

말의 행방

장자이거나 나비이거나 2017. 2. 18. 22:10

말의 행방

 

소문이 한바탕 지나간 뒤에

벙어리의 입과

귀머거리의 귀를 버리고서

잘못 들으면 한 마리로 들리는

무한증식의 말을 갖고 싶었다

검고 긴 머리카락과

길들여지지 않은 그리움으로

오래 달려 온 튼실한 허벅지를 가진

잘못 들으면 한 마디로 들리는

꽃을 가득 품은 시한폭탄이 되고 싶었다

길이 없어도

기여코 길이 아니어도

바람이 끝내 어떻게 한 문장을 남기는지

한 마디면 어떻고

한 마리면 또 어떨까

 

천리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야생의 그 말

<<문학의식>> 2017년 봄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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